87항쟁이 25년만에 끝나다. 51.6으로 도돌이표 찍듯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간 버린 지금 남은건 직선제와 그래도 그때보단 나아진 삶. 어쩄든 마야인들이 틀리지 않았다면 , 여전히 우리 어깨위의 삶은 지속된다. 그리고 그렇게 삶이 지속된다면, 한 문단의 마침표 다음엔 분명 다음 문단이 시작된다. 그것이 어떤 내용이 되지는 모르겠지만, 분명 시작은 시작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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많은시간 동안 난, 남이야 어쩄든 나 자신은 그러지 않겠다 라는 생각으로 살아왔다. 그리고 어떤 한 문단의 종말을 처참한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금 , 더 이상은 그런 생각만으로 살수는 없을것 같다. 아마도 거의 우파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내가 원했던건 그저 철탑위 크렌인위의 사람들이 그 겨울 용산의 사람들이 그 새벽 광화문에서 토끼몰이 되던 사람들이 스스로를 감추고 다시 감춰야하는 소수자들이- 조금은 따뜻한 곳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평화롭게 낼 수 있는것. 그토록 많은 어떤 사람들이 너무도 민주적인 방식으로 그들 스스로가 그토록 힘겹게 빠져나왔던 지점으로 다시 되돌아 가는것을 선택할수 있을만큼 이 나라가 민주화 되었다면, 돌아오는 문단에서 목소리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목소리를 찾아주기 위해선 민주화란 단어가 아닌 다른 단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.